Remove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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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결과에서 나무위키 문서를 제거해주는 브라우저 확장 플러그인. 나무위키는 한국어 위키 중 문서 규모 1위를 차지하는 대규모 위키로, 많은 경우 한국어 검색엔진 결과 목록에 맨 앞자리를 점하는 영향력 있는 웹사이트다. 리그베다 위키(구 엔하위키)의 포크로 시작한 나무위키는 "서브컬쳐에 특화된 위키 사이트"로 "백과사전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1 하지만 나무위키에 수록된 항목이 서브컬쳐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서브컬쳐와 직접적으로 무관한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목록 상위에 위키백과 문서와 함께 나무위키 문서가 링크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나무위키 문서가 위키백과 문서보다 훨씬 위에 링크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브컬쳐 위키라는 정체성은 농담이나 주관적 서술을 적지 않게 허용하는 식으로 느슨한 문서 편집 기준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운영 구조는 (예컨대 위키백과 같은 커뮤니티와 비교했을 때) 나무위키 편집자들에게서 곧잘 드러나는 소수자 혐오발언과 성차별적인 주장 등이 적극적으로 자정되기 힘들게 만드며, 문제적인 가치관을 재생산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커뮤니티 내부적으로 토론을 통한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만, 젠더 이슈에 관해서는 토론에 참여하는 사용자 다수가 날선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젠더 관련 문서에서만 드러나지 않고 나무위키의 각종 항목에서 발견된다.2 나무위키가 한국어 웹에서 중요한 지식출처로서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소수자 혐오 가치관이 재생산되거나 옹호되는 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 브라우저 확장은 사용자의 구글 검색 결과에서 나무위키 문서를 제거한다. 이런 도구를 만든 한 가지 이유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간(한국어 최대 사이트 중 하나이자 검색 결과 상위)에서 마치 당연한 것처럼 존재하는 혐오적 발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보기 위해서이다. 나무위키 항목이 제거된 검색 결과 화면을 보면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책임감 있는 사이트가 더 앞에 놓이는 웹을 잠시 상상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플러그인 사용자의 인터넷 환경에서 이 특정한 위키를 배제하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이것은 상징적인 보이콧으로서, 나무위키 운영진과 커뮤니티가 혐오를 방치하는 데 대해 항의하는 뜻을 가진다. 나무위키가 아예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나무위키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외의 한국어 웹에서도 혐오는 만연하며, 그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 및 매체와 선을 긋기만 한다면 곧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의 영역이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인터넷이라는 공공 공간에 존재하는 혐오의 수위를 낮추고, 이곳을 보다 포용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나무위키 편집자와 방문자를 아우르는 공동체가 힘을 합쳐 혐오를 방관하지 않기 위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기존의 문서를 그에 맞게 편집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나무위키가 기존의 유머러스한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끔, 한국어 위키백과의 내용을 보강하는 등 다른 지식출처에 더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 브라우저 확장이 하는 일은 즉각적인 배제를 통한 항의이지만, 그것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왜 이러한 문제제기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협의하고 조정함으로써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더 안전한 공간으로 인터넷을 이끌어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더 이상 누구도 이 플러그인을 필요하지 않게 될 때, 이 작업은 비로소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